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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스터 분석(농구)

10월 11일 KBL 대구한국가스공사 원주DB

Lv.71 손흥민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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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원주 DB의 프론트 코트 구성은 각 구단이 추구하는 농구 철학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한국가스공사는 검증된 베테랑 빅맨 라건아와 수비형 센터 만콕 마티앙을 동시에 영입하며 전통적인 골밑 강화에 집중했다. 이론적으로는 KBL 통산 리바운드 1위 라건아의 존재감을 통해 고질적인 약점이던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혁 감독이 추구하는 압박 수비와 속공 전개를 펼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드러난 현실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두 외국인 선수의 공격 시너지는 전무하며, 평균 합작 득점은 23.5점으로 지난 시즌 앤드류 니콜슨과 유슈 은도예 조합의 29.3점보다 5.8점이나 낮다. 특히 라건아는 직전 정관장 전에서 단 7득점에 묶였고, 마티앙은 13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음에도 팀의 17점 차 대패를 막지 못했다. 여기에 김국찬, 최진수 등 FA로 영입한 포워드 자원들마저 팀의 총체적 부진 속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전술적 부조화에 있다. 라건아와 김준일은 포스트업 위주의 플레이어로, 이들이 동시에 코트에 있을 때 페인트 존이 혼잡해져 샘조세프 벨란겔과 같은 가드들의 돌파 공간을 잠식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이는 속공 강화를 외쳤던 팀의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이다.




반면 원주 DB는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정확히 꿰뚫는 영입으로 프론트 코트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했다. 핵심은 208cm의 장신임에도 탁월한 외곽슛 능력을 갖춘 스트레치 빅맨 헨리 엘런슨의 합류다. 엘런슨은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25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개막 2연승을 달리던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도 13득점 15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의 중심을 잡았다. 그의 진정한 가치는 개인 기록을 넘어선 전술적 유연성에 있다. 엘런슨이 하이포스트나 3점 라인 밖으로 수비를 끌어내면, 강상재와 같은 국내 빅맨이 활동할 수 있는 골밑 공간이 넓어지고 에이스 이선 알바노에게는 활짝 열린 돌파 경로가 제공된다. 이는 KBL 최고 수준의 공격 조립 능력을 갖춘 알바노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강상재 역시 정관장 전 12득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엘런슨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결국 양 팀의 프론트 코트 대결은 단순히 선수 개개인의 기량 차이를 넘어선 전술적 상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한국가스공사의 느린 빅맨들은 DB가 알바노와 엘런슨을 축으로 구사하는 2대2 픽앤팝 공격을 막아내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미 한국가스공사는 2경기에서 상대에게 48.3%라는 재앙에 가까운 3점슛 성공률을 허용하며 외곽 수비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다. 엘런슨은 이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며, 한국가스공사는 페인트 존 보호와 외곽 수비 사이에서 필연적인 선택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가스공사가 단순히 '사이즈'를 보강하는 데 그친 반면, DB는 '공간과 전략'을 손에 넣었다.





최근 경기력 총평

양 팀의 현재 분위기와 경기력은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원주 DB는 개막 후 3경기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울산 현대모비스 원정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에게 아쉽게 석패했지만, 곧바로 홈에서 개막 2연승으로 상승세이던 안양 정관장을 잡아내며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정관장 전 승리는 접전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개선된 팀 케미스트리를 증명한 결과물로, 선수단 전체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해있음을 시사한다. 벤치 멤버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정관장 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올린 서민수의 사례처럼, 주전과 벤치의 기량 차가 크지 않아 경기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갖췄다. 반면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시즌 초반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리그에서 유일한 무승 팀으로 전락했다. 패배의 내용이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 팀 서울 삼성을 상대로 홈에서 22점 차 대패를 당했고, 이어진 정관장 원정에서도 17점 차로 완패했다. KBL 역사상 개막 후 2경기를 모두 17점 차 이상으로 패배한 팀은 한국가스공사가 처음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떠안았다.




공수 양면의 지표는 팀의 붕괴를 수치로 증명한다. 평균 실점은 90.5점으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며, 평균 득점은 71.0점으로 9위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몇 선수의 부진을 넘어 팀의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강혁 감독은 압박 수비와 속공을 팀 컬러로 내세웠지만, 라건아와 같은 주축 선수들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전술적 부조화는 코트 위에서 선수들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간의 휴식 기간이 있었지만,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기 템포는 양 팀의 상반된 상황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원주 DB는 안정적인 하프코트 공격을 선호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데 능하다. 개막 2연패로 절박한 상황에 몰린 한국가스공사는 홈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공격적인 운영과 빠른 템포의 농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리그 최악의 수비력(평균 90.5 실점)을 고려할 때, DB에게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DB는 기꺼이 속도전에 응하며 한국가스공사의 무너진 수비를 공략할 것이며, 이는 다득점 양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시즌 평일 저녁 경기(19:00) 성적에서는 양 팀 모두 뚜렷한 유불리가 없었기에, 결국 현재의 경기력과 팀 완성도가 승패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부진은 일시적인 슬럼프가 아닌, 잘못된 팀 구성과 정체성 혼란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로 판단된다.





추천 팁 : DB 승 /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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